성장의 적, 감기
소아에게서 감기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출생 직후부터 감기가 잦은 영유아는 성장이 부진해지고 성격이 아주 예민해집니다. 감기는 입맛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밤에 잠을 보채고 영양 상태가 나빠져 키와 체중의 성장속도를 급격히 둔화시킵니다. 선천적으로 비위기능이 약한 신생아가 감기를 달고 있으면 성장에 많은 지장을 초래합니다. 열이 잘 나는 아기는 열성경련의 우려도 있지만 잘 놀래고 까다로운 성격의 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을 다닌 후로 감기가 잦은 유소아들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중이염이나 편도선염, 비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유치원 무렵에는 감기가 비염, 축농증으로 이어져 콧물을 달고 있거나 코막힘, 코골이 등의 만성 증상이 생깁니다. 호흡기가 약한 아이가 학령기에 접어들도록 낫지 않으면 주의력산만, 학습피로, 두통 등의 발달 문제로까지 이어집니다. 감기는 병 아닌 병이면서도 소아에게 있어서는 성장의 가장 큰 적입니다.
감기 예방
그러면 어떻게 해야 감기가 안 걸리고 튼튼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요? 한의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첫째로, 기후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야 합니다. 식물이 싹을 막 틔웠을 때 잘 자라기 위해서는 적합한 온도, 습도, 물, 공기, 햇빛, 토양이 필요하듯이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적합한 환경이 필수적입니다. 둘째로, 개개인의 체질에 맞는 건강법을 어린 시기에 알려 주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추위와 같은 외부 환경을 견디어내는 능력에 차이가 있습니다. 호흡기가 약한 체질의 소아라면 그 아이에 맞는 환경을 갖추어 주어야 합니다. 체질에 맞는 예방법을 통해서 면역력이 차츰 차츰 향상되어야 호흡기가 강한 체질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감기 탈출
감기는 대부분 저절로 낫습니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좋아지지 않으면 적극적인 예방법과 면역력 강화를 통해서 극복해야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허약아를 크게 간, 신, 비, 폐, 신의 5가지 유형으로 나눕니다. 그 중에서 면역계통은 폐비신의 장부경락과 관계가 깊습니다. 소아의 체질을 따져서 폐비신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해 주어야 합니다. 면역력이 증강되면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어들고 한번 감기에 걸려도 오래 끌지 않게 됩니다. 감기가 줄어들면 아이가 덜 피곤해하고 입맛이 돌아오며 활력이 생깁니다. 비염, 축농증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지 않아 집중력이 좋아지고 감정 상태가 안정됩니다. 체중이 늘면서 전에 비하여 성장 상태가 많이 개선됩니다. 본원에서는 최우선적으로 기의 상태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기가 어떠하냐에 따라 체질이 분류되고 건강의 기준이 결정되며 병을 이기기 위한 예방법이 결정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처방, 음식, 운동이 결정됩니다.
가정에서의 조치
- 활동량을 줄이고 안정을 시키세요.
감기에 걸려도 여전히 활동적인 아이는 감기가 오래갑니다. 어느 유명한 소아과 의사 선생님은 첫 번째 안정법은 집 밖에 못나가게 하고, 두 번째 안정법은 방에서 못나가게 하고, 세 번째 안정법은 자리에 눕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참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 찬 음료나 찬 음식을 먹이지 않도록 하세요.
열이 날 때도 음식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목이 부었을 때에는 시원한 물을 주되 그렇지 않고서는 실온 정도 내지는 따뜻한 음료와 음식을 먹이도록 하세요. 감기에 걸렸다고 음식을 자꾸 먹이려 하지 말고 평소보다 약간 적게 먹는게 오히려 면역에 좋습니다.
- 잠을 충분히 재우고 잠자리를 안정시키세요.
이불을 적당히 덮고 잠을 자되 찬 구석으로 가거나 옷을 벗지 않도록 주의를 주세요.
-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주세요.
건강한 사람은 20도 내외의 실내온도에도 건강을 유지하지만 면역이 약한 아이는 야간에 실내온도 24도, 실내습도 50% 수준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부모님이 느끼시기에 시원한 온도보다는 포근한 느낌이 드는 온도와 건조하지 않는 수준의 습도라야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습니다.
-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세요.
감기가 걸리면 수분 손실이 많아지는데 입맛이 없더라도 실온 정도의 물을 자주 마시게 해서 수분을 공급해 주세요. 열이 나거나 설사를 할 때는 물을 더 자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생과일 주스나 건강음료를 먹여도 됩니다.
- 입을 벌리지 않도록 하세요.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 중에는 습관적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 아이가 많습니다. 입을 벌리면 공기가 그대로 목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감염 상태가 악화되기 쉽습니다. 코가 막히더라도 입을 꼭 다물게 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