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차게 키워야한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집안의 나이드신 어른들은 어릴 때는 차게 키워야 튼튼해 진다고들 하십니다. 요즘은 의료인들도 아이를 어려서부터 차게 키워야 면역력이 키워진다고 강조합니다. 분유도 어려서 차게 먹여야 위장이 튼튼해 진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 말은 상당히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인 말처럼 들리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을 하고 키우는 부모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차게 키우는게 좋은지는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한의학 전문서적인 동의보감의 어디를 찾아 보아도 차게 키우는게 좋다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동의보감에는 “기후 변화에 맞게 키우라” 고 하거나 “바람이 없고 잔잔한 날에 어린 아기를 데리고 나가 햇볕을 많이 쬐어주라” 는 대목은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레르기 질병이나 호흡기 질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소아의 질병도 과거의 질병 추세와는 전혀 다른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질병도 시대에 따라 환경, 사회경제적인 여건, 제도에 따라 변천을 거듭합니다. 오늘날은 아토피, 비염, 소아천식과 같은 알레르기 질병, 잦은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병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공해와 대기오염과 같은 달라진 기후 환경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예로들면 봄, 가을이 없다시피 할 정도로 계절이 불분명하고 날씨가 불규칙하고 일교차가 심한 날이 많아졌습니다.
알레르기 질병의 원인이 매우 많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기후 변화, 특히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약한 것입니다. 특히, 호흡기과 관련된 잦은 감기, 비염, 소아천식 등은 찬 기운에 과민 반응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병의원을 찾은 소아 환자의 대다수가 호흡기 질병과 알레르기 관련 질병입니다. 이것을 무엇을 반영하는 것일까요? 지금의 어린이들이 과거의 어린이들보다 키만 컸지 약해졌다고들 하십니다.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오늘날의 아이들이 운동량이 부족하고 집에 갇혀있는 시간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달라진 기후 환경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더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의 아이들의 우리의 부모님 세대 혹은 우리 세대에 살았다면 지금보다 알레르기 질병이나 호흡기 질병이 적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지금의 시대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차게 키우라는 말이 반드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체질적으로 호흡기가 튼튼하고 알레르기 질병이 없는 아이들은 비교적 차게 키워도 잘 견디어 냅니다. 하지만,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 몹시 약한 체질의 어린이들은 차게 키우기 보다는 기후 변화의 흐름을 읽으면서 늘 신중하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이 알레르기 체질에서 벗어나고 호흡기가 건강한 상태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